마중글



고흥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손님을 맞이하려고 작은아이를 데리고 읍내로 갔다. 그런데 손님을 맞이하러 가는 길에 ‘배웅’하러 간다고 말하다가 뭔가 잘못 말했네 싶어 돌아보니, ‘배웅’은 떠나보낼 적에 쓰는 말이잖아! 어쩜 사전을 쓴다는 사람이 ‘마중·배웅’을 거꾸로 아이들한테 말했네. 속으로도 웃고, 겉으로도 웃는다. 아무튼 손님을 마중했고, 사흘을 손님하고 보내고서 오늘 배웅을 할 텐데, 오늘이야말로 ‘배웅’을 하자고 생각한다. 마음을 맞이하고, 마음을 보내며, 마음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띄운다. 이 마음이 오롯이 글로도 삶으로도 사랑으로도 태어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