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글
우리는 글을 틈내어 쓴다. 틈을 살펴서 쓰고, 틈을 읽어서 쓴다. 틈이 있기에 쓰지만, 틈이 없어도 쓴다. 틈이란 너랑 나 사이에 바람이 흐르는 길이다. 틈이 있으니 바람이 불고, 틈을 두고서 숨을 가볍게 돌리면서 새로 기운을 낸다. 빈틈이 있기에 더 배우고, 빈틈이 없기에 훌륭하게 가다듬는다. 어느 틈이든 좋다. 우리는 서로 틈틈이 만나고 노래하면서 글꽃을 짓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