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너머



  우리가 읽는 책은 여럿입니다. 종이꾸러미인 종이책이 있고, 바람이라고 하는 책, 숲이라고 하는 책, 바다라고 하는 책, 풀이나 나무라고 하는 책, 풀벌레나 벌나비라고 하는 책, 흙이나 돌이라고 하는 책, 냇물이나 샘물이라고 하는 책, 살림이라고 하는 책, 사랑이라고 하는 책, 마음이라고 하는 책, 사람이라고 하는 책이 있어요. 흔히들 종이책을 얼마나 읽느냐를 놓고서 책읽기를 가르지만, 이제는 종이책분 아니라 삶책이나 사람책이나 사랑책이나 숲책이나 바람책이나 별책이나 풀책을 놓고도 이야기를 할 때이지 싶습니다. 삶을 짓는 슬기로운 사랑은 종이책에만 담지 않습니다. 즐겁게 어우러지는 놀이판에도, 상냥하게 주고받는 말에도, 눈빛으로 맑게 흐르는 마음에도 온갖 책이 싱그러이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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