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체 屍體


 시체를 화장하다 → 송장을 태우다

 시체를 바닷속에 수장하다 → 주검을 바다에 묻다

 시체 다섯 구를 매장하다 → 다섯 주검을 파묻다

 시체들이 너무 부패해서 → 송장들이 너무 썩어서


  ‘시체(屍體)’는 “= 송장”이라 하고, ‘송장’은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 ≒ 사시(死屍)·시구(屍軀)·시수(屍首)·시체(屍體)·연시(沿屍)·주검”이라 합니다. ‘송장’으로 고쳐쓰면 되고 ‘주검’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이밖에 비슷한말이라며 잔뜩 달린 온갖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그리고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시체’를 셋 더 싣는데, 모두 털어냅니다. ㅛㄴㄹ



시체(侍體) : 어버이를 모시고 있는 몸이란 뜻으로, 편지를 받을 사람의 안부를 물을 때 쓰는 말

시체(??) : [한의학] 감의 꼭지. 딸꾹질, 설사 따위를 그치게 하는 데 쓴다

시체(詩體) : [문학] 시를 짓는 격식. 또는 시의 체재



내 눈엔 가련한 시체밖에 안 보여

→ 내 눈엔 가엾은 송장밖에 안 보여

→ 내 눈엔 불쌍한 주검밖에 안 보여

《동물의 왕국 12》(라이쿠 마코토/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4) 14쪽


물고기 시체가 둥둥 떠다니는 곁으로

→ 물고기 주검이 둥둥 떠다니는 곁으로

《고르게 가난한 사회》(이계삼, 한티재, 2016) 295쪽


죽은 시체지만 하룻밤이라도 집에서 지내고

→ 죽은 몸이지만 하룻밤이라도 집에서 지내고

→ 주검이지만 하룻밤이라도 집에서 지내고

→ 송장이지만 하룻밤이라도 집에서 지내고

《촛불철학》(황광우, 풀빛, 2017) 25쪽


숱한 시체, 부상자와 고아들 무리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데

→ 숱한 송장, 다친 이와 외톨이 무리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데

→ 숱한 주검, 다친 이와 외톨이 무리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데

《로버트 카파, 사진가》(플로랑 실로레/임희근 옮김, 포토넷, 2017) 1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