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 팔아요 문학동네 동시집 56
장세정 지음, 모예진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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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47


《핫―도그 팔아요》

 장세정

 문학동네

 2017.9.11.



  어린이는 시를 씁니다. 어린이는 그냥 글을 쓸 뿐이지만, 어린이가 쓰는 글은 모두 시가 됩니다. 시라는 낱말을 모르고, 시를 배운 적이 없지만, 어린이는 마음에 흐르는 말을 잡아채어 연필로 그려 놓으면서 시를 짓는 놀이를 해요. 연필을 쥐지 않더라도 입을 벌려 소리를 내놓으면서 노래를 짓는 놀이를 하지요. 《핫―도그 팔아요》는 어떤 동시집일까요? 어린이가 어린이다운 숨결로 시를 짓고 노래를 짓는 놀이를 하듯, 가볍거나 상큼하게 펴는 동시일까요? 아니면 어린이 마음을 아는 척하면서 슬그머니 말재주를 피우는 동시일까요? 오늘날 어린이가 살아가는 터전은 어른이 이미 만든 자리입니다. 어른이 ‘지은’ 자리도 ‘가꾼’ 자리도 아닌 ‘만든’ 자리에서 길든 채 살아가요. 이런 ‘만들어진’ 터전에서 그냥 그대로 이 모습을 지켜보며 시를 쓴다면, 아무래도 이야기보다는 겉멋에 치우는 말재주로 기울기 쉽습니다. 어린이는 무엇을 보면서 어떤 꿈을 키울 적에 즐거울까요? 어린이는 어른들이 만든 틀에 쳇바퀴처럼 갇혀서 생각도 꿈도 키우지 못하는 채 교과서 진도와 대학바라기로 흐르다가 회사원이 되고 아파트에 살아야 할까요? 동시를 쓰는 어른들은 부디 어린이 어제와 오늘과 모레를 잇는 길을 글로 여미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슈퍼 앞에 ‘폭탄세일’이라고 적혀 있다 // 사람들이 두 손 가득, 자동차 뒷자리 가득 폭탄을 사 간다 // 트림폭탄 방귀폭탄 똥폭탄 될 분들 모시고 간다 (폭탄세일/87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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