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30.


《별을 지키는 개》

 무라카미 다카시 글·그림/안지아 옮김, AK comics, 2017.3.25.



인천에서 살던 무렵, 나는 인천을 바탕으로 삶을 바라보았고 생각했다. 고흥에서 사는 오늘, 나는 고흥을 디딤들로 삼아 삶을 마주보고 헤아린다. 인천에서 살던 때에는 골목이라는 터전으로 봄이며 여름을 읽었다면, 고흥에서 사는 오늘은 시골이며 숲이라는 터를 돌아보면서 가을이며 겨울을 읽는다. 고흥은 십일월이 되어도 그리 안 춥다. 십이월이나 일월도 참 포근하다. 이러다 보니 십일월이건 십이월이건 고흥에서는 반바지 차림이기 일쑤라, 다른 고장에서는 눈이 온다든지 서리가 내린다고 하는 날씨를 살갗으로 못 느끼지. 《별을 지키는 개》를 읽는다. 가을볕이 좋아 마당에서 읽는다. 별이 된 아저씨를 곁에서 지키는 개도 어느 날 나란히 별이 되어 이 땅을 떠난다고 한다. 집이며 곁님이며 아이에 일자리에 돈에 믿음을 모두 잃은 아저씨는 여기저기 떠돌다가 들 한복판에 차를 세워 두고서 숨을 거둔다. 그러나 이 아저씨는 이녁 곁을 언제나 지키면서 따순 숨결인 개 한 마리가 있어 삶에 벗이 하나쯤 있구나 하고 느낀다. 먼저 떠난 아저씨를 그리던 개는 무엇을 믿을 수 있는 삶이었을까? 별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별이 된 벗님인 개는 이 삶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우면서 가만히 눈을 감았을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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