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28.


《해피니스 1》

 오시미 슈조 글·그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3.25.



나라면 그때에 어떻게 하겠다 하고 때때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나로서는 오늘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될까 하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나한테도 찾아든다면 어떻게 하면 좋으려나 하고 생각할 수 있을 테지만, 이보다는 내가 걸어가는 길에서 오늘 마주하는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움직일 노릇이라고 느낀다. 누가 나더러 “즐거우세요?”나 “기쁘세요?” 하고 물으면, 즐거운지 기쁜지 생각하기보다는 “가장 낫다고 느끼는 일을 생각해서 할 뿐입니다.” 하고 대꾸한다. 이렇게 해야 즐겁고 저렇게 해야 안 즐겁지는 않기 때문이다. 《해피니스》 첫걸음을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어릴 적에 마을 깡패한테 두들겨맞을 때라든지, 나한테 힘이 없어 그저 얻어맞기만 해야 할 적에 ‘살고 싶다’처럼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틀림없이 살아남는다’처럼 생각하지도 않았다. 아예 딴 나라에 있다고, 몸은 여기에 있으나 마음은 여기 있지 않다고 여겼다. 넋을 몸에서 빼내어 스스로 나무토막이 되었다고 여겼다. 어쩌면 그때에 ‘아프다’고도 ‘앙갚음을 하겠다’고도 ‘잊겠다’고도 ‘잊지 않겠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생각을 그냥 지우려 했기에 살아남거나 오늘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