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행인 行人
행인의 발길이 뜸해진다 → 사람들 발길이 뜸해진다 / 걷는 사람이 뜸해진다
행인에게 물어보았다 → 사람들한테 물어보았다 / 다니는 사람한테 물어보았다
행인 세 명 → 걷는 세 사람 / 다니는 세 사람 / 지나가는 세 사람
‘행인(行人)’은 “1. 길을 가는 사람 2. = 사자(使者) 3. [불교] = 행자(行者)”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첫쨋뜻으로만 쓴다고 할 만합니다. “걷는 사람”으로 다듬으면 될 텐데 ‘걷는이’ 같은 낱말을 새로 지어서 쓸 수 있어요. 수수하게 ‘사람들’이라 해도 어울리고, “지나는 사람·지나가는 사람·다니는 사람·돌아다니는 사람”이라 해도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행인’을 셋 더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살구씨는 그저 ‘살구씨’입니다. ㅅㄴㄹ
행인(行印) : 은행(銀行)의 도장
행인(杏仁) : [한의학] 살구씨를 한방에서 이르는 말. 기침, 천식, 변비 따위에 쓴다
행인(幸人) : 행복한 사람
사내가 지나가는 행인인 줄 알고 인사를 하고는
→ 사내가 지나가는 사람인 줄 알고 절을 하고는
→ 사내가 지나는 사람인 줄 알고 손을 흔들고는
《핑크트헨과 안톤》(에리히 캐스트너/이희재 옮김, 시공주니어, 1995) 147쪽
손을 흔들어 행인이 빨리 지나가도록 한다
→ 손을 흔들어 사람이 빨리 지나가도록 한다
→ 손을 흔들어 빨리 지나가도록 한다
→ 손을 흔들어 빨리 걸어서 지나가도록 한다
《사하라 이야기》(싼마오/조은 옮김, 막내집게, 2008) 193쪽
어떤 인물이냐고? 행인이야, 행인
→ 어떤 사람이냐고? 지나가는 사람이야
→ 어떤 사람이냐고? 그냥 지나가
→ 어떤 사람이냐고? 걸어서 지나가
《유리가면 6》(미우치 스즈에/해외단행본팀 옮김, 대원씨아이, 2010) 54쪽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했습니다
→ 지나가던 사람이 보았습니다
→ 지나던 사람이 찾았습니다
《해피니스 1》(오시미 슈조/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 1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