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23.


《이웃 사람, 38선 북쪽의 어제와 오늘》

 하츠자와 아리/김승복·이은주·한상범 옮김, 눈빛, 2018.7.27.



북녘을 다녀온 이야기라고 해서 딱히 대수로울 일이 없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주 대수로운 일이 되었다. 남녘에서뿐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에서 북녘을 찾아가서 북녘사람을 마주하는 삶이란 매우 드문 일이다. 앞으로 두 나라가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한다면 달라지겠지. 총부리를 걷어내고 군대를 치우며 스위스 같은 나라처럼 오로지 삶과 살림과 사랑에 온힘을 쏟는 길을 걸으면 이제껏 서로 손가락질하던 나날은 아스라한 먼지처럼 사라지겠지. 사진책 《이웃 사람, 38선 북쪽의 어제와 오늘》은 일본사람이 북녘을 마실한 이야기를 사진하고 글로 보여준다. 이른바 ‘사람이 사는구나’ 하고 이야기하는 사진책이랄 수 있는데, 사진이든 글이든 수수하다. 무슨 뜻인가 하면, 한국에서 일본마실을 하며 누린 즐거움을 사진하고 글로 갈무리해서 누리집에 올린다고 생각해 보자. 거꾸로 일본에서 한국마실을 하며 누린 기쁨을 사진하고 글로 엮어서 누리집에 올린다고 생각해 보라. 바로 그런 느낌이 흐르는 사진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잘 생각해 보라. 우리가 일본마실을 할 적에 감옥이나 뒷골목을 함부로 찍나? 일본사람이 한국마실을 하며 굳이 지저분하거나 나쁜 모습을 찾아가서 신나게 찍나? 아니다. 이웃이라면 보는 눈이 다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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