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안 마시기



  몸에서 기운이 빠질 적에는 물도 안 마셔야 한다. 마땅히 밥도 넣어서는 안 된다. 몸이 어딘가 어긋나거나 아프거나 달아올라서 끙끙거려야 할 적에는 그저 이 뒤틀림을 느끼면서 끙끙거려야 할 뿐이다. 어제하고 그제, 이 몸을 움직이는 넋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새몸으로 짜맞추려면 한동안 아플 수밖에 없고, 예전에 하던 쳇바퀴로 돌아가지 않도록 일깨우려고 아픈 모습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몸을 얼마나 새롭게 짜맞추어 줄는지 모르겠으나, 이 일을 한다며 새벽 네 시에야 일어날 수 있다. 오늘이 지나고 이튿날에는 새벽 두 시쯤 일어나서 한결 튼튼히 하루를 열 수 있으려나. 뒤틀리면서 새몸이 되어 가는 며칠 모습을 적어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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