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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평점 :
책으로 삶읽기 366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목수정
레디앙
2008.8.11.
나는 ‘민중’이 평범한 시민들을 대상화하는 직업 운동가들의 용어임을 눈치챘다. 일상적인 대화나 글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다가 오로지 정치적인 선동을 위한 비장한 어조의 문장에만 장식처럼 등장하는 이 단어를… (71쪽)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목수정, 레디앙, 2008)을 다 읽은 지 한 달 남짓 된다. 생각보다 그리 대단한 이야기가 없다. 어쩌면 나로서는 웬만한 이야기는 다 알았으니 새삼스럽지 않았을 텐데, 이쪽에서든 저쪽에서든 울타리를 높게 쌓아서 밥그릇을 챙기는 무리가 버젓이 있다. 삶을 홀가분하게 이끌도록 가르치는 학교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매우 어렵고, 삶을 참사랑으로 가꾸도록 북돋우는 마을이나 집안도 한국에서는 좀처럼 뿌리내리기 힘들다. 그러나 틀림없이 씨앗이 있고, 생각이 자라며, 하나둘 가지를 뻗겠지. 글쓴이는 프랑스를 아주 좋아해서 프랑스 이야기를 자주 꺼내는데, 문득 생각해 본다. 글쓴이가 프랑스하고 서울에서만 뛰어다니지 말고, ‘전남 고흥’에서도 좀 뛰어다니기를 말이다. 글쓴이가 나고 자란 고흥이란 시골이 엉터리 군수들하고 공무원들 때문에 얼마나 망가지는가를 좀 눈여겨보고 목소리를 내라고 말이다. 큰 목소리야 누구나 낼 수 있지 않나? 작은 목소리를, 작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민중’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작은 마을을, 이제부터라도 바라볼 수 있기를 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