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소개 疏開


 땅을 살펴서 소개하여 고르게 두면 → 땅을 살펴서 파고 고르게 두면

 미국인 소개를 서두르고 있으나 → 미국사람을 서둘러 내보내려 하나

 모두 제주읍으로 소개하는 거요 → 모두 제주읍으로 보내는 일이요


  ‘소개(疏開)’는 “1. 땅을 파서 물이 흐르도록 함 2.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함 3. [군사] 주로 적의 포격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고자, 전투 대형의 거리나 간격을 넓히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땅을 판다면 “땅을 파다”라 하면 되고, 땅을 파서 물이 흐르도록 한다면 “땅을 파서 물이 흐르도록 하다”라 하면 됩니다. 어느 곳에서 밖으로 나가도록 한다면 ‘내보내다’라 하면 되고, 때로는 ‘보내다·빼나다’나 ‘밀어내다·몰아내다’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소개(疏槪)’를 “[역사] = 상소대개”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이스라엘군에 의해 고향이 소개(疏開)된 뒤 평생을 불안정하게 떠돌아다니며 살았다

→ 이스라엘군이 고향을 쓸어낸 뒤 온삶을 떠돌아다니며 살았다

→ 이스라엘군이 텃마을을 밀어낸 뒤 이제껏 떠돌아다니며 살았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한강, 열림원, 2003) 47쪽


한국전쟁 중 가인마을 주민들은 소개되었고

→ 한국전쟁 때 가인마을 사람들은 흩어졌고

→ 한국전쟁 때 가인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야 했고

→ 한국전쟁 때 가인마을 사람들은 마을을 나가야 했고

《지리산 아! 사람아》(윤주옥, 산지니, 2017) 51쪽


말하자면 물자의 소개(疏開)입니다

→ 말하자면 물자를 치웁니다

→ 말하자면 물자를 멀리 보냅니다

→ 말하자면 물자를 밖으로 뺍니다

《이 세상의 한 구석에 中》(코노 후미요/강동욱 옮김, 미우, 2017) 4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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