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책집, 한칸책터



  책집은 만 평이나 십만 평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책터는 백 평이나 천 평쯤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책집이든 책터이든 만 권이나 십만 권이나 백만 권쯤 갖추어야 하지 않습니다. 한 뼘만큼 작은 책꽂이를 둔 책집이어도 좋습니다. 한 칸짜리 책시렁을 놓은 책터여도 아름답습니다. ‘한뼘책집’하고 ‘한칸책터’를 곳곳에서 누구나 느긋하게 누릴 수 있으면 사랑스럽습니다. 으리으리한 집을 짓는 도서관이 없어도 됩니다. 마을 한켠에, 골목 어귀에 책꽂이 하나 두고서 ‘한칸도서관’을 꾸며도 되어요. 전시관이나 공연장이나 약국이나 빵집 한켠에 ‘한켠책집’을 꾸며 놓고서 어슬렁어슬렁 다니다가 책 하나 장만해서 가슴에 품을 수 있는 길도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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