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12.


《우리 신부님은 사진가》

 장긍선 신부 엮음, 눈빛, 2017.3.2.



1922년부터 1942년 사이에 천주교 평양교구 메리놀 외방 선교회 신부님이 바라본 이 나라 아이들하고 삶터 이야기를 묵은 사진으로 들여다보는 《우리 신부님은 사진가》이다. 북녘 살림하고 사람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남녘하고 비슷하다. 아니, 같다. 오늘 우리는 남북녘으로 가르지만 지난날에는 그저 한겨레였다. 이쪽저쪽으로 가르는 사람들이 아닌, 모두 하나로 어우러지던 사람이요 살림이다. 사진책을 넘기다가 문득 생각한다. 북녘에서도 ‘남녘 옛자취’를 돌아보는 사진을 보여줄까? 북녘에서도 남녘이 딴 나라 아닌 한겨레로 오래오래 어우러졌다는 대목을 들려주는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이 있을까? 서로서로 삶 이야기를 할 만한 길이 있을까? 정치는 저 멀리 밀쳐두고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꽃피우는 글이며 그림이며 사진이 얼마나 있을까? 따지고 보면 남녘에서 북녘을 한겨레로 어깨동무하거나 얼싸안는 길을 밝히는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이 매우 적다. 드문드문 나오더라도 북녘을 뱀처럼 쳐다보는 느낌이 짙어 거북하기 일쑤이다. 우리는 어느 곳이 가난하거나 못사는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어느 곳이 경제개발이나 뭔가 물질문명이 번쩍이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살림을 짓고 삶을 가꾸며 사랑을 하는 사람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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