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히 B.
데즈카 오사무 지음, 조민경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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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15


《루드비히 B.》

 데즈카 오사무

 조민경 옮김

 AK comics

 2017.10.12.



  꿈을 꿀 수 있다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꿉니다. 좁은 우물에 갇혔어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도, 꽃밭에 엎으려 개미를 보더라도, 땡볕에 낫질을 하며 풀을 베더라도, 우리는 마음 가득 꿈노래를 채울 수 있습니다. 꿈을 꿀 수 없다면 어느 때 어느 곳에서라도 못 꿉니다. 가멸찬 어버이 품에서 태어났어도, 빼어난 스승이 가르쳐 주더라도, 훌륭한 이슬떨이가 길을 알려주어도, 가슴을 틔우지 못한 삶에는 어떠한 꿈도 깃들지 못해요. 《루드비히 B.》는 데즈카 오사무 님이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붓을 내려놓은 만화책이라고 합니다. 며칠쯤 더 살 수 있다면 몇 쪽을 더 그릴 수 있었을 테고, 달포쯤 더 살 수 있으면 한두 꼭지를 더 맺을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끝맺지 못한 만화 이야기라 하더라도, 꼭 그려내어 새롭게 꽃피울 숨결을 온누리 아이들한테 들려주고 싶었다 하더라도, 이 애틋한 만화에 흐르는 베토벤이며 노래님 발자국은 우리 마음을 살며시 건드리면서 스스로 꿈을 키우는 길을 비추어 주겠지요. 귀가 닫히기 앞서 숲소리를 하나라도 더 품에 안으려고 했다는 베토벤이라면, 붓을 내려놓기 앞서 아이들 앞날에 꿈이 가득한 사랑을 씨앗 한 톨로 더 심고 싶었던 만화님 데즈카 오사무 어른이었겠지요. ㅅㄴㄹ



“확실히 아까워. 하이든 선생님은 초일류 작곡가야. 하지만 반년 넘도록 이래서야 앞으로도 제대로 배울 수 없을 거야. 게다가 하이든 선생님만이 빈의 음악가는 아니지.” (448쪽)


“여기엔 뭐든지 있어. 훌륭해! 온 우주의 소리가 모여 있어!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신께서는 전 세계의 생물과 자연에 소리와 울음을 주셨어. 어차피 내 귀는 언젠가 멀 거야. 그 전에 이 소리를 다 기억해 둬야 해!” (481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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