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6.


《히틀러의 딸》

 재키 프렌치 글/공경희 옮김, 북뱅크, 2008.12.5.



남녘이라는 나라에 박정희라는 독재자가 있었고, 이녁 딸이 있다. 우리가 아는 바로는 이녁 딸은 감옥에 들어갔으면서도 스스로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아직 모르는구나 싶고, 이녁 아버지가 독재자인 줄 모르지 싶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지 못했고, 사람들 곁에서 배우지 못한 탓일까. 참을 말하는 책이나 글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을까. 참을 말하는 책이나 글을 언뜻 마주했어도 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거나 헤아리는 마음이 없었을는지 모른다. 《히틀러의 딸》은 어린이문학이다. 히틀러라는 끔찍한 독재자한테 딸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고 하나, 이 어린이문학은 ‘히틀러한테 딸이 있었다’는 한 줄을 실마리로 삼아서 아이들이 찬찬히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이러는 동안 아이들은 ‘어버이하고 아이’는 어떤 사이여야 하는가를 새롭게 느끼며 생각한다. 아이들은 저희 어버이가 히틀러라면 어떻게 해야 할는지, 오늘 저희 어버이가 어떤 생각이나 삶인가를 얼마나 제대로 알아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아파하면서 자라려 한다. 히틀러가 아버지라 하더라도 딸아이는 딸아이일 뿐인데, 누구보다 ‘히틀러 딸 아무개’가 아닌 ‘나는 나로서 나’라는 이름으로 씩씩하게 설 줄 알아야겠지. 삶을 읽는 눈이 아름답게 흐르는 멋진 책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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