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장난 - 소료 후유미 걸작선 3
소료 후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09


《태양의 장난》

 소료 후유미

 박윤정 옮김

 서울문화사

 2003.12.26.



  세찬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하늘이 참으로 눈부십니다. 하늘이란 워낙 이런 빛깔이며 숨결이로구나 싶어 새삼스럽습니다. 여느 날에는 하늘이 이토록 눈부신 줄 모르는 채 살았구나 싶어요. 낮에는 하늘빛이 새파랗다면 밤에는 별빛이 찰랑거립니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빛이 찬찬히 물결치는 모습을 지켜본 옛사람이 미리내·별내 같은 이름을 붙일 만했구나 싶지요. 《태양의 장난》은 짤막짤막하게 이야기를 끊으면서 여러 사람 여러 삶을 들려줍니다. 하루가 따분한 여고생, 갓 스물을 지난 무렵 조직폭력배에서 총알받이로 숨을 거둔 사내, 밖에서는 다부지게 보았으나 속으로는 여렸던 아이, 조용히 뒷자리에 머물며 둘레를 지켜본 눈으로 소설을 써낸 아이, 먹고사는 그림을 그리다가 어느새 전문직업인이 된 아가씨, 눈치 보는 길이 아닌 마음을 보는 길을 아이한테 들려주는 사람, 이름값하고 자리값에 얽매여 오래도록 삶을 잊으며 맴돌다가 쓰러진 사람 들이 하나하나 나옵니다. 언뜻 보면 다 다르지만, 곰곰이 보면 다 같습니다. 걸음을 늦출 수 있다면 누구나 제 삶결이 얼마나 눈부신가를 깨닫습니다. 서두르거나 다그치다 보면 누구나 제 삶결을 놓칠 뿐 아니라, 쳇바퀴를 도느라 남 눈치에 짓눌려 꿈도 사랑도 잊어버리고 말아요. ㅅㄴㄹ



“뭘 모르시는군. 아사코가 재미있는 게 아니라, 아사코를 보고 있는 료코, 당신이 재미있는 거야.” (103쪽)


“저 말야, 물이 파랗게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림 그릴 땐 마유미가 좋아하는 색으로 칠해. 봐. 이렇게 색깔이 많잖아. 마유미는 어떤 색 젤 좋아해?” (222∼22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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