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219. 가리다



오늘날 우리 둘레에는 참으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이 넘치지 싶다. 그러나 이렇게 넘치는 것 가운데 무엇이 우리 살림을 북돋우거나 살찌우거나 사랑할 만할까? 어마어마하게 넘치지만, 정작 알뜰히 누리거나 받아들일 만한 것은 드물지 않을까? 우리를 망가뜨리거나 무너뜨리거나 흔드는 것이 잔뜩 생겨서, 우리 스스로 살림을 짓고 배움길을 나누는 자리를 가로막지는 않을까? ‘골라서 살’ 것이 넘치는 듯이 보이지만, 이 가운데 어느 것이 사랑스러울까? ‘돈이 있으면 골라서 살’ 것이 잔뜩 있다지만, 이 가운데 어느 것이 즐거울까? 땅을, 별을, 물을, 바람을, 숲을, 푸나무를, 우리 목숨을 돌보거나 아끼려는 마음이 깃든 것은 오늘날 얼마나 될까? 가려야 한다. 편식이 아닌 가려야 한다. 넘치는 것 사이에서 삶을 사랑하는 길을 스스로 찾도록 가려내야 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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