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귀족 5 세미콜론 코믹스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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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108


《백성귀족 5》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8.8.31.



  풀을 먹으면서 바람을 쐬고 해바라기를 하는 염소한테서 얻은 젖을 마시면, 풀내음이며 바람맛이며 볕살을 고루 느낍니다. 사료만 먹으면서 바람도 볕도 없이 시멘트로 지은 좁은 우리에 갇힌 채 살아야 하는 소한테서 얻은 젖으로 공장에서 다룬 우유를 마시면, 무슨 맛인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어떠한 숨결도 못 느낍니다. 다만 하나는 느껴요. 소가 참 힘들고 짜증을 내며 목숨만 붙었구나 하고요. 《백성귀족》 다섯걸음을 읽는데, 앞선 네걸음하고 세걸음 못지않게 재미없구나 싶습니다. 일본에서 꽤 많이 팔린다고 하지만, 걸음이 늘수록 어쩐지 자잘한 그림장난으로 칸을 땜질하는 셈이로구나 싶어요. 숲에 깃든 풀밭 소밭 남새밭을 누비면서 길어올리는 새롭고 신나는 이야기가 아닌, 기계로 일더미를 치우는 고단한 하루를 익살맞게 담아낼 적에 어떤 기쁨이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린이 스스로 이제는 도쿄에서 살며 훗카이도 숲살림하고 동떨어진 하루이다 보니 새롭고 신나게 이야기를 짓기 어려울 만하겠지요. ‘오늘’이 없이 ‘어제’ 일하거나 놀던 일을 떠올려서 짜맞추는 얼거리로는 만화스러운 재미하고 동떨어지리라 느껴요. 취재 아닌 살림으로 마주하는 이야기가 없으니 다음걸음은 더 안 살 생각입니다. ㅅㄴㄹ



가∼끔 있는 일이지만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4WD 차로 목초지를 막 헤집고 다니는 건에 관해. 아마도 목초=작물이라는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목초도 엄연한 ‘작물’로 농가의 재산입니다. 영양도 다 계산해 씨를 뿌린답니다. (108∼109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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