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0.4.


《작은 신사》

 필리퍼 피어스 글·패트릭 벤슨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시공주니어, 2006.12.30.



고흥군청 앞에서 ‘고흥만 경비행기시험장 계획’ 반대집회를 한다. 새 고흥군수는 예전 군수가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어물쩍어물쩍 여러 달을 보낸다. 아마 군수 한 사람으로는 안 바뀔는지 모른다. 국장이나 과장이나 주무관이 한통속으로 뒷돈을 빼먹는 일이 흔한 터라, 공무원을 통째로 물갈이하거나 싹 걷어내지 않고서는 안 달라지겠지. 시골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는 길에, 또 집회를 열기까지 기다리면서 《작은 신사》를 읽는다. 수백 해를 살아오며 때때로 상냥한 사람을 사귀었으나, 볼썽사나운 사람도 수두룩히 본 두더지는 따스한 마음결로 다가서는 아이하고 새롭게 마주한다. 이와 달리 둘레 어른들은 따스한 마음결보다 뭔가 속셈이 있다. 어른이란 사람도 처음에는 아이였는데, 왜 어른이란 옷을 입으면서 따스한 마음결이나 상냥한 숨결을 잃거나 잊을까? 왜 정치꾼은 군수나 장관이나 대통령 같은 자리에 앉으면 싹 입을 씻을까? 왜 공무원 자리에서 일하는 숱한 이들은 착하거나 참다운 마음을 쉽게 잃으면서 마을살림을 헤아리지 못할까? 가만 보면 다들 학교는 오래 다니고 교과서나 책은 한참 읽었을 테지만, 숲을 제대로 볼 겨를이 없었고, 숲하고 동떨어진 채 기계처럼 치달았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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