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30.
《flat 2》
아오기리 나츠 글·그림/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0.2.15.
어린 조카하고 어울리는 놀이는 힘들려나 재미없으려나 따분하려나. 어린 조카로서 고등학교 다니는 형이랑 어울리고 싶은 마음에는 어떤 사랑이 흐르려나. 만화책 《flat》 두걸음을 읽으면서 둘 사이에 감도는 기운을 생각한다. 내가 여덟아홉 살 즈음 나랑 어울려 주었던 언니를, 내가 열일고여덟 언저리에 마주한 어린 동생을, 그때그때 서로 어떤 마음이 되어 눈을 마주했을까 하고 돌아본다. 어린 나는 똑부러지거나 새롭게 길을 이끄는 언니들을 대단하다고 여기면서 꽁무니를 좇으려 했겠지. 어느새 언니 나이가 된 나를 바라보며 꽁무니를 좇으려 하는 어린 동생을 바라볼 즈음, 내가 얼마나 잘 이끄는지 어린 동생들이 심심해 하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을 자꾸자꾸 하면서 기운을 왕창 쏟아야 했지. 두 마음이 서로 새롭다. 나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즐겁게 어우러지고 싶은 두 숨결이 상큼하다. 푸름이한테는 열 살 틈일 테지만, 마흔 아저씨한테는 서른 살 틈일 테고, 쉰 살 아지매한테는 마흔 살 틈일 텐데, 이 틈이란 가만 보면 대수롭지 않다. 따스하게 바라보려는 눈길이 된다면 서로 손을 잡고 찌릿찌릿 즐거운 기운이 샘솟아 어떤 놀이를 어디에서 하든 신이 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