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29.


《도쿄의 부엌》

 오다이라 가즈에 글·사진/김단비 옮김, 앨리스, 2018.7.20.



먹는 삶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먹지 않으면 죽을까?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어디로 먹는가. 밥을 지어 입으로 넣어야 먹는 살림이 될까? 우리는 입으로 넘기는 밥이 아닌, 다른 결로 몸을 살찌우거나 살리는 목숨은 아닐까. 우리 집은 시골에서 시골물을 마시지만 마을에서 살기에 오롯이 숲물은 아니다. 시골물을 숲물로 바꾸어 주는 연장을 마련해서 쓰니 물맛이 한결 다른 줄 느끼면서, 덩이가 진 곡식을 줄이고 풀잎하고 우리 집 나무에서 맺는 열매로 밥차림을 바꾼다. 아마 옛날에는 누구나 어디에서나 손수 거둔 열매에 손수 훑은 잎에 손수 기른 집짐승만 밥으로 삼았겠지. 《도쿄의 부엌》을 읽으며 도시라는 터전에 맞게 살아가려는 몸짓을 들여다본다. 즐겁게 살아가려는 길에 부엌살림은 어찌 건사해야 좋을까. 느긋하면서 넉넉히 살림하려는 길에 부엌일은 어떻게 가누어야 기쁠까. 아이들이 물려받거나 배울 부엌을 헤아려 본다. 어른부터 스스로 즐겁게 다스리면서 아이들이 앞으로 새롭게 돌볼 부엌을 생각해 본다. 그릇이며 수저이며 냄비이며 어떻게 건사해야 하고, 칼이며 도마이며 행주이며 어떻게 챙겨야 하는가를 곱씹는다. 요새 유튜브로 ‘리즈치(李子柒)’라는 분 삶결을 들여다보며 몹시 반가웠다. 참부엌이 여기 있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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