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종이 49쪽



지난달쯤 어느 고등학생 이웃님한테 글종이로 25쪽쯤 되는 글월을 띄웠다. 고등학생 이웃님은 내 책을 읽어 주었고, 궁금한 대목이 있어 몇 줄 글월로 물어보았는데, 몇 줄 글월에 대꾸를 하자니 글종이로 25쪽쯤을 들여야 했다. 엊그제에 이 이웃님이 새 글월을 띄웠고, 새 글월에 적힌 예닐곱 줄 이야기를 읽고는 오늘 새벽에 49쪽에 이르는 글월을 새로 띄운다. 25쪽짜리 글월에 49쪽짜리 글월이라. 푸른 이웃님 마음에 궁금한 이야기는 몇 줄이라 하지만, 이 몇 줄짜리 궁금한 이야기는 온마음을 짓누르는 고단한 우리 삶자리 모습이기에, 부디 넉넉하면서 즐겁게 마음을 다독이고 돌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술술술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아침에 우리 집 아이들이 깨어나면 우리 아이들한테도 술술술 새 이야기를 풀어내 보자고 생각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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