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세계사 - 고대 제국에서 G2 시대까지
피터 프랭코판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인문책시렁 23


《실크로드 세계사》

 피터 프랭코판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2017.5.20.



십자군이 마침내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그들은 도시 성벽으로 다가가면서 기쁨과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6주간의 포위 끝에 마침내 도시 성벽을 돌파하자 공격자들은 학살에 나섰다. 예루살렘은 곧 시체로 가득 찼다. (233쪽)


국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노예가 추가 노동력일 뿐만 아니라 칸투를 통한 수입원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347쪽)


유럽이 비록 영광스러운 ‘황금시대’를 경험하고 미술과 문학을 부흥시키고 과학 연구의 도약을 이루었을지라도, 그것은 폭력을 통해 이룬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계의 ‘발견‘은 유럽 사회를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었다. 싸울 일이 더 많이 생기고 더 많은 자원을 두고 판돈이 커졌고,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긴장은 한층 더 높아졌다. (426쪽)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이작 뉴턴, 레온하르트 오일러 같은 과학자들의 이름은 어린 학생들에게도 유명해졌지만, 그들이 총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발사체의 탄도나 편차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 몰두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427쪽)



  나라마다 군대를 두는 까닭을 헤아리면, 나라를 이루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뜻이 아닙니다. 어느 나라이든 군대를 두는 까닭은, 그 나라 우두머리를 비롯한 권력자를 지키려는 뜻입니다. 이러면서 군대에 끌려가는 사내한테 떡고물을 안기고, 이 떡고물로 먹고살도록 길들여 놓으면, 어느새 사람들은 군대가 하는 일을 잊으면서 쳇바퀴살림이 되어요.


  군대하고 전쟁무기는 아무것도 안 낳습니다. 오직 싸움만 일으킵니다. 군대하고 전쟁무기로는 밥도 옷도 집도 낳지 않아요. 이웃마을이나 이웃나라 밥하고 옷하고 집을 전쟁무기로 때려부수거나 윽박질러서 빼앗습니다. 이리하여 군대하고 전쟁무기를 갖춘 나라는 늘 돈이 모자라요. 왜냐하면 밥하고 옷하고 집을 짓는 데에 쓸 품이며 땀을 오롯이 부질없는 곳에 쏟아부었거든요. 그래서 자꾸 새롭게 싸움을 일으켜야 하고, 이웃으로 쳐들어가야 하며, 종으로 부릴 사람을 긁어모아야 합니다.


  《실크로드 세계사》(피터 프랭코판/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2017)를 읽으면 비단길을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나라가 얼마나 오랫동안 군대나 전쟁무기를 키워서 이웃마을하고 이웃나라를 윽박지르거나 괴롭혀서 돈을 가로채려고 애썼는가 하는 발자국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넉넉한 돈이란, 물질이나 자원이란, 스스로 지은 길이 아닌, 군대하고 전쟁무기로 빼앗거나 가로채서 누리기 일쑤였습니다. 모든 문명이 이와 같아요. 그래서 모든 문명은 언제나 새로운 문명, 다시 말해서 새롭고 더 센 군대하고 전쟁무기한테 짓밟혀서 사라집니다.


  오늘 우리 모습을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밥도 집도 옷도 짓지 못하는 군대하고 전쟁무기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는 바보짓을 해야 할까요? 바보걸음은 언제 멈출까요? 지구 어디에서나 손수 살림을 짓는 곳에서는 밥도 옷도 집도 넉넉합니다. 싸워서 윽박지르지 않아도 이웃하고 알뜰히 나눌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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