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218. 요일



우리는 요일에 맞추어 움직이지 않는다. 날마다 하늘결을 살펴서 움직인다. 다만 우체국에 가거나 읍내나 도시로 바깥일을 다녀와야 할 적에는 요일을 따져야 한다. 우리한테는 주말이나 휴일이란 이름이 따로 없다.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그리는 살림이 있고, 하는 일이 있으며, 즐기는 놀이가 있다. 어느 요일이라서 이렇게 해야 할 까닭이 없다. 가만히 보면 달력에 적힌 날이란 부질없다. 우리는 텔레비전 없이 얼마든지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달력 없이도 살 만하지 않은가? 졸업장학교나 공공기관 같은 사회 얼거리에서는 달력이며 요일을 따져야겠지만, 삶으로 본다면 요일이나 달력이란 없어도 된다. 우리는 달력을 너무 가까이하면서 철을 잊을 수 있다. 철을 잊으니 달도 날도 어떤 하늘결인가를 잃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