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8.
《자영업자》
김지연 글·사진, 사월의눈, 2018.9.9.
‘자영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멀디멀다. 사회나 경제에서는 이 같은 말을 쓰지만, 예전에는 ‘장사’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맡기는 일을 하면서 일삯을 받는 어른은 ‘일나간다’고 했고, 손수 차린 가게에서 스스로 일을 하면서 일삯을 버는 어른은 ‘장사한다’고 했다. 사진책 《자영업자》를 읽는다. 스스로 차린 가게에서 스스로 일하는 사람들이 찬찬히 흐른다. 스스로 차린 가게란, 다른 눈치를 바라보지 않으면서 스스로 할 만한 일을 찾는 곳이요, 스스로 가장 잘할 뿐 아니라 스스로 가장 좋아하거나 즐길 만한 일을 누리는 곳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어느 모로 본다면 다른 사람이 맡기는 일이 마음에 들거나 어울린다 싶으면, 이때에도 스스로 찾아서 하는 일일 테니, ‘스스로 일하는’ 사람이 되겠지. 말밑을 따지고 보면 우리는 저마다 다른 마음결로 다 다른 자리에서 ‘스스로 일하는 삶’이라 할 만하다. 다 다른 몸짓으로, 다 다른 눈길로, 다 다른 손짓으로, 다 다른 하루를 짓는다. 다 다른 사람이 모이니 다 다른 마을이 되고, 다 다른 마을이 어깨동무를 하니 고을이 되고 고장이 되며 나라가 된다. 사진이란, 다 다른 이웃을 마주하면서 다 다른 숨결을 담아내는 길이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