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7.


《사오토메 선수, 숨다 1》

 미츠구치 나오키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8.9.30.



용인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기차를 탄다. 가까운 수원역으로 시내버스를 탄다. 용인에서 탄 시내버스는 수원을 이곳저곳 누빈다. 기차 타러 가는 길인데 수원성이며 풀밭이며 공원이며 잔뜩 둘러본다. 마치 관광버스 같네. 순천에서 기차를 내려 분식집에 들렀는데, 분식집에서 내주는 밥하고 반찬이 참 맵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밥을 늘 먹으며 사나? 놀랍기도 하지만 끔찍하기도 하다. 맵고 짜고 달아, 아무 맛을 느낄 수 없다. 고흥에 닿아 우리 집 물로 씻고 몸을 달랜다. 만화책 《사오토메 선수, 숨다》 첫걸음을 펴 본다. 빼어난 권투선수인 열일곱 살 푸름이는 운동선수라는 길뿐 아니라 ‘마음에 드는 짝꿍’도 사귀면서 풋풋한 하루를 누리고 싶다. 그런데 이 학교 교장이나 권투선수 여학생이 사는 마을 시장은 ‘순결한 17세 여성 권투선수’라는 이름을 내세워 기부금이나 정치권력을 얻는 데에 마음을 쓴단다. 마음에 드는 짝꿍을 사귀면 ‘안 순결’할까? 어른 사회 얼개란 참 갑갑할 뿐 아니라 바보스럽다. 이런 굴레에 아이들을 가두는 꼴이 우스꽝스러운 줄 언제쯤 깨달으려나. 비록 만화책이라고는 하더라도, 아이들이 이 바보틀을 씩씩하게 깨부수어 신나게 손을 맞잡고 씩씩하게 걸을 수 있기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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