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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 필름카메라로 10년 동안 담은 그사람의 사진과 짧은 글
그사람 지음 / 스토리닷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사진책시렁 23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그사람
스토리닷
2014.3.29.
우리는 무엇이든 찍습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모습은 모두 찍어요. 못 찍을 모습이란 없습니다. 두 손에 사진기를 쥐었기에 마음껏 찍습니다. 그리고 두 손에 사진기가 없어도 마음으로 찍지요. 오늘 우리는 사진기라는 기계가 있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듯 여기곤 하지만, 기계에 앞서 마음에 담고픈 모습이 없다면 사진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글도 이와 같아요. 마음에서 샘솟아 나타내고픈 이야기가 있지 않다면 글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은 말 그대로 사진기를 손에 쥐고 느릿느릿 돌아본 자리를 사진으로 비추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누구나 찍는 사진을 보여주고, 누구나 즐기는 사진이라는 말을 속삭입니다. 그래서 이 사진책에 깃든 사진은 하나도 대수롭지 않도 대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사진은 어느 눈으로 보자면 좀 어정쩡하거나 어설플 수 있습니다. 때로는 굳이 이런 사진을 왜 찍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잘 새겨야 하는데, 사진은 남한테 선보이려는 뜻으로는 안 찍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려고 찍는 사진입니다. 잘 보이려고 찍을 사진이 아닌, 내가 보고 느끼고 헤아린 이야기가 있기에 사진을 찍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