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5.


《블랙 벨벳》

 온다 리쿠 글/박정임 옮김, 너머, 2018.6.10.



용인으로 간다. 용인에 있는 이웃님을 만나러 간다. 곁님도 아이들도 저마다 짐을 꾸려서 간다. 그런데 곁님이 시골버스 지나는 때를 잘못 안 나머지, 너무 느긋하게 나서느라 시골버스를 놓친다. 고흥살림 여덟 해인데 여태 버스 때를 잘 모르는구나. 이토록 바깥일에는 어두운 곁님을 지켜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삶을 참답게 가꾸려는 길을 즐겁게 익히는 데에 마음을 쓸 줄 안다면, 버스 때야 뭐 몰라도 좋지 않을까? 삶을 사랑으로 짓는 길을 새롭게 배우는 데에 온힘을 쏟을 줄 안다면, 사회라는 데에 굳이 발을 들이지 않아도 넉넉하지 않을까? 《블랙 벨벳》을 읽는다. 작고 센 출판사 ‘너머’에서 온다 리쿠 님 문학을 세걸음째 내놓는다. 앞선 두걸음을 재미있게 읽었고, 이 책도 즐겁게 읽는다. 의약품에 얽힌 기업·정부 검은손 이야기를 찬찬히 짚는데, 한낱 문학에만 흐르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터에서 가려진 이야기라고 느낀다. 가만히 보면 기업·정부는 으레 한통속이 되는데, 이들은 서로 지키고 감싸려고 군대라는 힘을 부린다. 사회에서는 늘 “나라를 지키는 군대하고 애국”을 맞물려 놓는데, 군대는 ‘사람’이 아닌 ‘기업 이익·정부 권력’을 지키는 구실만 하는데, 우리가 이 속내에 아주 캄캄한 노릇 아닌가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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