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8.


《사막의 꽃 이야기》

 스와 미도리 글·그림/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3.6.4.



열한 살 어린이가 이 만화책을 읽고서 뜻을 헤아려 볼 만할까? 아마 만만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 그러나 사회나 학교에 길들지 않은 눈이라면 이 만화책을 즐겁게 읽고 새기면서 새길을 엿볼 만하겠지. 페르시아 옛이야기를 풀어낸 만화인 《사막의 꽃 이야기》를 가만히 읽는다. 한겨레 옛이야기는 어떻게 풀어내 볼 만할까? 한겨레 옛이야기를 풀어낸 만화도 더러 나오는데 아직 한참 멀었을 뿐 아니라, 어린이하고 함께 보기에는 알맞지 않기 일쑤이다. 말로 들려주는 옛이야기일 적에는 어린이하고 어른 사이에 허물이나 금이나 담이 안 생기는데, 왜 옛이야기를 글이나 그림이나 만화로 담을 적에는 금을 그어야 할까? 누구나 읽고 들을 뿐 아니라 함께 나누면서 뜻을 더욱 깊이 새길 만하도록 책을 빚기가 어려울까? 사막에 핀 꽃은 이슬 한 방울을 매우 살뜰히 돌본다고 한다. 이 꽃송이 몸짓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이슬 한 방울을 얻으면서 목마름이 말끔히 가실 뿐 아니라, 꽃송이한테 더없이 기쁜 웃음하고 마음을 사랑스레 풀어놓고서 길을 떠난다지. 꽃이 아름답다면 빗물이며 이슬을 고이 머금은 숨결이기 때문일 테고, 사람이 아름답다면 언제나 꽃다운 눈길하고 마음길하고 손길로 삶을 지어 사랑을 가꾸기 때문이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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