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글짓기 + 어른 글쓰기



어린이한테는 글쓰기를 시킬 수 없다고 느낀다. 어린이는 글짓기를 스스로 할 뿐이다. 지난날 군사독재 무렵 교사가 몽둥이를 아이를 두들겨패면서 시킨 반공글짓기가 아닌 아이 스스로 신나게 뛰놀면서 누린 기쁜 삶을 짓는 마음으로 글을 짓도록 하면 된다. 몇 마디로 갈무리해 본다.


어린이 = 글짓기

ㄱ. 쓰고 싶은 대로 마음껏 짓기

ㄴ. 놀고 싶은 대로 마음껏 놀듯이 글로 담을 이야기를 짓는다

ㄷ. 글을 짓거나 적고 싶지 않다면, 입으로 글을 쓰면 된다

ㄹ. 아이는 구태여 손에 연필을 쥐고서 종이에 글을 적지 않아도 된다

ㅁ. 어른이 아이 곁에서 아이 말을 귀담아듣고서 바로바로 받아적는다


어른 = 글쓰기

ㄱ. 그대로 쓴다

ㄴ. 무엇이든 고스란히 쓴다

ㄷ. 자랑할 일도, 창피한 일도,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하루 이야기도, 살림이나 삶도, 사랑이나 꿈도, 괴롭던 날이나 끔찍히 싫던 일도 낱낱이 쓴다

ㄹ. 수다를 떨듯이 글을 쓰면 된다

ㅁ.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너른 보금자리를 가꾸어 함께 놀면 된다


어린이는 짓는 사람이고, 어른은 쓰는 사람이다. 어린이는 언제나 새롭게 꿈꾸는 사람이고, 어른은 늘 기쁘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린이는 생각하는 사람이고, 어른은 길을 걷는 사람이다. 어린이는 춤추는 사람이고, 어른은 노래하는 사람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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