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캥거루 문학의전당 시인선 227
박숙경 지음 / 문학의전당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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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18


《날아라 캥거루》

 박숙경

 문학의전당

 2016.6.8.



  어릴 적에는 사다리를 놓아 달까지 가고 다른 별까지 갈 수 있으리라 여겼어요. 그저 확 뛰어넘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요. 요새는 달리 생각합니다. 눈을 감고서 가만히 마음으로 다녀오면 된다고 느껴요. 굳이 우주선을 뚝딱 지어서 다녀오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려서 훌쩍 뛰어넘거나 가로지르면 되리라 여깁니다. 《날아라 캥거루》를 읽습니다. 별을 만지고 싶어 옥상 딸린 집을 찾으려 했다던 이야기를 가만히 읽고, 별을 보는 망원경을 들여다보았다던 이야기를 곰곰이 읽습니다. 옥상이나 망원경이란 사다리하고 비슷하겠지요. 이런 연장이나 저런 연모가 있어야 비로소 다른 별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겠지요. 사람 사이를 헤아려 봅니다. 너랑 나는 사이에 돈이 있어야 사귈 수 있지 않겠지요? 같은 대학교를 마쳤거나 같은 고장에서 태어났다는 끈이 있어야 만날 수 있지 않겠지요?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라는 마음이 흐를 적에 비로소 사귀거나 만나겠지요? 별마실도 이와 같아요. 우리는 뭔가 손에 잡히는 연장·연모가 아닌, 손을 고이 펴서 마음을 여는 숨결로 하루를 짓고 살림을 가꾸며 이야기를 노래합니다. ㅅㄴㄹ



별을 만져보고 싶었다 // 먼저 옥상 딸린 집을 구해야 했고 / 옥상에서 별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는 줄자가 필요했고 / 별을 당길 수 있는 천체망원경이 필요했다 (별을 만지는 방법/76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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