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9.1.
《메이저 세컨드 1》
미츠다 타쿠야 글·그림/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7.4.30.
엄청난 분을 아버지나 어머니로 두었다면? 어마어마한 분을 할아버지나 할머니로 두었다면?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짐을 물려받는 셈일까, 아니면 선물을 받는 셈일까? 《메이저 세컨드》 첫걸음을 읽으며 피식 웃는다. 이 만화에 나오는 아이는 일본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가서 야구선수로 뛴 사람이 낳은 아들이라 하는데, 둘레에서 ‘쟤는 아버지 핏줄을 얼마나 멋지게 이어받아서 얼마나 야구를 잘할까?’ 하는 부푼 설렘을 한몸에 받느라 엄청나게 힘들어 한단다. 이와 맞서는 다른 아이는 엄청난 아버지한테서 어떠한 짐도 물려받지 않는데, 다른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운동선수로 뛰는 기쁨’을 물려받았다. 두 아이 모두 엄청난 아버지가 있는데 왜 한 아이는 엄청난 짐을, 다른 아이는 엄청난 기쁨을 받았을까? 어버이 탓일까? 아이 탓일까? 둘레 사람들 탓일까? 어느 누구 탓이라고 할 수 없을 텐데, 곰곰이 따지면 엄청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르게 엄청난 숨결이 흐른다. 우리 스스로 이 대목을 미처 못 느끼거나 안 느낄 뿐이다. 어버이는 ‘이름을 엄청나게 날린 사람’으로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 모든 어버이는 아이를 사랑으로 낳고, 아이가 사랑을 지켜보고 물려받아서 새로 피어나기를 바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