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가방 2 (완결)
다니구치 지로 글.그림, 오주원 옮김, 가와카미 히로미 원작 / 세미콜론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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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81


《선생님의 가방 2》

 가와카미 히로미 글

 다니구치 지로 그림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4.2.17.



  아이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다가옵니다. 웃는 낯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가 잔뜩 찡그린 채 다가옵니다. 찡그린 낯을 보면서 나도 찡그려야 하나, 웃음으로 풀어낼 길을 찾아야 좋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주 작아 보이는 일을 놓고도 함께 웃는 사이가 있고, 아주 작아 보이는 일을 둘러싸고 끝없이 다투거나 악다구니가 되는 사이가 있습니다. 왜 두 갈래로 길이 벌어질까요. 《선생님의 가방》은 두걸음으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할아버지인 선생님 나이를 생각한다면 세걸음이나 네걸음이 좀 벅찰는지 모르지요. 그러나 나이라는 틀을 벗어던진 마음을, 겉모습이라는 허울을 내려놓은 사랑을, 얼마든지 여러 걸음으로 더 찬찬히 그릴 만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포근히 흐르는 두 마음 사이에는 대단하다 싶은 일이 없어도, 바로 이 수수한 바람 한 줄기로 기나긴 날이 즐겁거든요. 넉넉히 만나는 두 사랑 사이에는 대수롭지 않은 일투성이라 하더라도, 참말 이 자잘한 이야기 하나로 오래오래 웃음꽃이 피어나면서 하루가 기쁘거든요. 작은 사람들 사랑은 작지 않으면서 이쁩니다. 수수한 사람들 마음은 수수하지 않으면서, 아니 환히 빛나면서 곱습니다. ㅅㄴㄹ



‘선생님은 평소와 전혀 다름이 없었다. 지금 여기에서 차를 마시고 있어도 사토루 씨의 가게에서 함께 술을 마실 때와 똑같았다. 그래도 이렇게 여기 함께 있다.’ (55쪽)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항상 진지했다. 농담을 나눌 때도 진지했다. 그러고 보니 참치도 진지하다. 가다랑어도 진지하다. 살아 있는 것은 대부분 진지하다.’ (173쪽)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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