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38. 그대는 낡지 않아요


  흔히들 어떤 사람은 스스로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밝힙니다. 그분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진보적’인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여요. 그렇다면 ‘보수·진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보수나 진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채, 이런 이름에 제 모습을 감추거나 엉뚱한 길을 가지는 않을까요? 참다운 뜻으로 보수란, 지키면서 돌보는 길입니다. 참다운 뜻으로 진보란, 새롭게 지으면서 가꾸는 길입니다. 지킨다고 해서 거머쥐거나 끌어안지 않아요. 돌볼 줄 아는 길이어야 지키는 길입니다. 외곬로 붙들어맨다면 지키기가 되지 않아요. 새로짓기도 이와 같지요. 남하고 다른 목소리를 내야 새롭지 않습니다. 스스로 배우려는 몸짓으로 손수 짓는 기쁨을 누릴 적에 참다이 진보입니다. 그리고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두 배우는 삶이 되어야 이러한 이름이 어울립니다. 배우려 하지 않고서 스스로 어떤 틀을 세워 보수입네 진보입네 하고 읊는다면 그저 낡은 길입니다. 그대논, 우리는, 서로서로 낡을 일이 없습니다. 낡지 않으려면 배우는 하루입니다.


2018.7.8.해.ㅅㄴㄹ /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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