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30.


《“다 똑같디요”》

 임종진 사진, 류가헌 펴냄, 2018.8.1.



사진책 《“다 똑같디요”》는 열 몇 해 앞서 북녘을 찍은 사진을 모은다. 열 몇 해 앞서 여러 신문·잡지에 이 사진이 실렸는데, 책으로는 이제 태어난다. 북녘사람이 들려준 말마디처럼 “다 똑같디요”를 보여주는 사진이요 책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우리는 다 같으면서 다 다르다. ‘똑같지요’ 아닌 ‘똑같디요’라 말해도 뜻은 같으며 마음이 같을 테지. 그리고 뜻하고 마음이 같아도 살림터가 다르기에 말씨가 다를 테며 생김새나 살림새도 다르기 마련일 테고.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같은 눈빛으로 서로 바라본다. 한켠으로 기울어진 정치 무리가 북녘에 있듯이, 남녘에도 한켠으로 기울어진 정치 무리가 있다. 배고플 뿐 아니라 전쟁무기를 손에 쥐고 젊음을 버려야 하는 젊은이가 북녘에 있듯이, 남녘에도 배고픈 이웃이 있으며 전쟁무기를 손에 쥐며 싸움질을 해야 하는 젊은이가 있다. 평화는 어느 한켠에만 이바지하지 않는다. 모두한테 이바지한다. 다 똑같은 줄 알아채고 알아보며 알아내려는 길을 갈 적에 비로소 평화가 되며, 이 평화에서 민주나 평등 같은 싹이 튼다. 사이좋게 지내려는 길을 생각한다면 사진도 삶도 글도 모두 아름답게 거듭난다. 밟고 올라서려는 길을 헤아린다면 모든 자리에서 다툼질이 불거진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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