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29.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

황경택 글·그림, 가지, 2017.6.30.



여름이 저무는구나 하고 느끼다가, 여름은 진작 저물었다고 여기다가, 볕이 누그러지는구나 하고 느끼다가, 볕은 벌써 기울어 빨래를 저녁 다섯 시까지는 걷어야 눅눅하지 않다고 돌아본다. 맨발로 뒤꼍에 서 본다. 낫질을 해 본다. 바야흐로 우리 집 무화과나무는 날마다 열∼스무 알쯤 베푼다. 아침저녁으로 나무에서 열매를 톡톡 따먹으면서 배부르고 즐겁다. 우리 집 나무란, 이렇게 대단하다고 올해에도 새삼스레 느낀다. 곧 감알도 먹을 수 있겠구나.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을 차근차근 읽는다. 우리 누구한테나 깃든 숲넋을 일깨우는 길은 매우 쉽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가볍게 놀자고, 서울에서도 누구나 숲놀이를 할 수 있다고 살살 부른다. 대단한 놀이를 하지 않아도 좋으니, 길을 가다가도 하늘을 보고, 풀밭에 쪼그려앉아 풀내음을 맡자고, 풀벌레가 베푸는 노랫소리에 한동안 귀를 기울이면서 귀도 눈도 마음도 몸도 씻어 보자고 속닥속닥 이야기를 건다. 모두 옳은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숲사람이다. ‘자연인’이란 뭔가 대단한 이름을 안 쓰더라도, 우리는 숲을 품은 사람이요 넋이며 숨결이다. 이 숨을 누리는 동안 새롭게 피어나고 환하게 노래할 수 있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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