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27.


《어떤 여행》

박찬원 사진·글, 고려원북스, 2017.9.20.



할아버지 사진벗 박찬원 님이 그동안 걸은 사진길을 갈무리하는 사진책을 가볍게 묶었다. 차근차근 짚던 사진감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묶은 《어떤 여행》을 보면서 이분은 사진걸음 몇 발을 내딛으시고도 이렇게 갈무리를 잘하시네 하고 느낀다. 나는 여태 내 사진을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한다. 필름도 디지털파일도 이쪽저쪽에 그냥 쌓아두었다. 가만히 보면, 살림짓기뿐 아니라 글쓰기나 사진찍기도 같은 얼거리이지 싶다. 마음을 기울여 차곡차곡 갈무리할 줄 알기에 한결 알뜰하면서 빛난다. 마음을 담아 찬찬히 여밀 줄 알기에 더욱 고우면서 반갑다. 1000장을 찍었어도 어지러이 늘어놓는 사람보다는, 10장을 찍었어도 제대로 엮어서 이야기를 풀어낼 때에 돋보이겠지. 이 삶이란 마실길에서 이것저것 다 붙잡거나 챙기려 한다면 얼마나 붙잡거나 챙길 만할까. 이 삶이란 나들이길에서 보아야 할 곳을 보고 느껴야 할 데를 느끼면서 마주해야 할 자리를 마주하는 하루가 되어야지 싶다. 너랑 나는 어떤 마실길일까? 우리는 저마다 어떤 나들이길일까? 거미 한 마리는, 말 한 마리는, 소금꽃은, 돼지 한 마리는, 우리 곁에서 어떤 말로 속삭이면서 함께 있을까? 8월이 저물려 한다. 막바지 더위가 있지만 땡볕은 많이 누그러졌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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