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13] 몸짓



  즐거우니까 즐거워

  시무룩하니까 시무룩하지

  오늘이 모레이고 어제야



  어릴 적에 꽃샘추위라는 말만 들었는데 마흔 살 넘은 뒤에 잎샘추위라는 말을 처음 듣고 화들짝 놀랐어요. 추위는 꽃샘뿐 아니라 잎샘도 한다고, ‘봄샘추위’라든지 ‘가을샘더위’처럼 얼마든지 삶을 새롭게 읽어서 새말을 지을 만하구나 하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이러면서 더 생각해 보았어요. 추울 때 추운 까닭은 춥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더울 때 더운 까닭은 덥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하고요. 말장난이 아닌 삶이라고 느끼는데, 즐거우니까 즐겁고 서운하니까 서운해요. 반가우니까 반갑고 고마우니까 고맙습니다. 어떠하기를 바라는 대로 몸짓을 합니다. 몸짓을 하는 대로 우리 마음이 됩니다. 2018.8.23.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