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20.
《바람의 눈, 한국의 맹금류와 매사냥》
김연수 글·사진, 수류산방, 2011.6.1.
아이들하고 서울마실을 할 적에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누리면 좋을까 하고 여러 날 헤아리다가 ‘한글전각갤러리’에 가기로 한다. 경복궁역에서 전철을 내려 통의우체국을 거쳐 천천히 찾아간다. 아이들은 전각놀이도 하고, 돌꽃집을 마치 놀이터처럼 신나게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돌꽃집 곁에 책집이 새로 생겼다. 5월부터 문을 열었다는 〈역사책방〉이다. 슬그머니 찾아가서 슬슬 둘러본다. 이제 넉 달째 꾸리는 살림이니 책시렁은 찬찬히 채울 테지. 역사책만 갖춘 곳은 아니니, 역사를 둘러싼 여러 책을 하나둘 늘리겠구나 싶다. 글로 적힌 이야기만 역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살림을 지은 발자취가 역사이니, 곧 삶이 바로 역사이니, 대학교수나 학자나 지식인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넘어, 삶을 새롭게 밝히는 눈을 담은 책이나 이야기판을 이곳에서 여미어도 뜻있겠지 싶다. 첫마실에 대여섯 권쯤 집어들어 장만하는데 《바람의 눈》이 눈에 띈다. 글밥은 좀 군더더기스러워서 아쉽다. 새 사진에 더 무게를 맞추어 가볍게 엮으면 어떠했으랴 싶다. 사진 찍은 분이 매사냥을 대단히 좋아하시는 듯한데, 매사냥을 놓고는 따로 책을 묶어야지 싶다. ‘한국 사납새(맹금류)’에만 마음을 기울여서 사진을 더 채우면 참 알찼으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