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14.


《알코올 병동, 실종일기 2》

아즈마 히데오 글·그림/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5.6.15.



술에 찌들면 헤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술을 두고서 ‘술 중독·알코올 중독’ 같은 말을 쓴다. 그렇다면 조용히 생각해 본다. 우리가 먹는 밥도 어쩌면 ‘길든’ 몸짓은 아닐까? 맛있는 밥이라는 중독, 맛난 빵이라는 중독, 잘 차린 잔칫밥이라는 중독은 아닐까? 이런저런 기념일이나 공휴일이나 휴가도 중독이 아닐까? 바람을 마실 적에, 다시 말하자면 숨을 쉴 적에 ‘길들었다(중독이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햇볕을 쬐거나 맨발로 풀밭하고 모래밭을 밟을 적에 길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풀하고 나무는 바람하고 햇볕하고 빗물에다가 흙이 있으면 무럭무럭 자란다. 어쩌면 사람도 나무처럼 바람이랑 햇볕이랑 빗물이랑 흙(지구)이 있으면 넉넉한 삶은 아닐까? 《알코올 병동, 실종일기 2》을 여러 날에 걸쳐 곰곰이 읽었다. 어느 날 문득 이도저도 아니지만 이도저도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술에 길든 그린이가 알코올 중독을 풀어 주는 병원을 드나들고 나서 이를 씻어냈다고 하는 이야기를 여덟 해에 걸쳐 낱낱이 그렸다고 한다. 그린이는 술을 끊고서 삶이 새롭거나 즐거운 길로 접어들었을까? 우리는 술 말고도 끊어야 할 고리나 사슬이 이 삶터에 널렸을는지 모른다. 우리가 모른 척하거나 손사래를 칠 뿐인 고리나 사슬.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