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중고 中古
중고 가구 → 헌 가구 / 낡은 가구 / 손때 묻은 가구
중고 자동차 → 헌 자동차 / 오래된 자동차 / 손때 탄 자동차
피아노는 중고였지만 → 피아노는 낡았지만 / 피아노는 오래되었지만
중고이긴 하지만 차를 굴린다 → 낡긴 하지만 차를 굴린다
‘중고(中古)’는 “1. 이미 사용하였거나 오래됨 2. = 중고품 3. 그리 오래지 아니한 옛날 4. [역사] 역사의 시대 구분의 하나로, 상고(上古)와 근고(近古)의 중간 시기. 우리나라에서는 삼국 시대 때부터 통일 신라 시대까지의 시기를 이른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오랜·오래된’이나 ‘헌·낡은’으로 손볼 만하고, “손때 탄”이나 “손때 묻은”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중고품(中古品)’은 “좀 오래되거나 낡은 물건”을 뜻한다니 ‘헌것’쯤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중고’를 다섯 가지 더 싣지만, 모두 털어내어도 됩니다.
중고(中考) : [역사] 벼슬아치의 근무 평가에서 중간쯤 되는 성적
중고(中鼓) : [음악] 국악 타악기의 하나. 교방고와 같이 네 기둥의 틀에 북면이 위를 보게 걸고 치며, 용고(龍鼓)와 함께 군중(軍中)에서 쓰였다
중고(仲姑) : = 중고모
중고(重苦) : 참기 힘든 고통
중고(衆苦) : 1. 많은 고통 2. 뭇사람이 겪는 괴로움
난 유부녀였잖아. 굳이 중고를 선택할 이점이 있어?
→ 난 핫어미였잖아. 굳이 낡은 몸을 골라서 좋아?
→ 난 혼인 했잖아. 굳이 오래된 몸을 골라서 좋아?
→ 난 혼인 했잖아. 굳이 손때 탄 몸을 골라서 좋아?
《여름눈 랑데부 1》(카와치 하루카/김유리 옮김, 삼양출판사, 2012) 83쪽
이번에도 난 중고로 팔려가게 될까
→ 이번에도 난 헌것으로 팔려갈까
→ 이번에도 난 다시 팔려갈까
《기계 장치의 사랑 1》(고다 요시이에, 세미콜론 , 2014) 12쪽
인문학 서점을, 중고책을 다루는 것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
→ 인문학 책집을, 헌책을 다루는 까닭은 남달리 뜻이 있어서는 아니다
→ 인문학 책집을, 헌책을 남다른 뜻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되찾은: 시간》(박성민, 책읽는고양이, 2016) 180쪽
우리도 중고품이고 버스도 중고품이라고
→ 우리도 낡았고 버스도 낡았다고
→ 우리도 오래됐고 버스도 오래됐다고
《동심언어사전》(이정록, 문학동네, 2018) 24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