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208. 값싼 것



아이들이 무엇을 골라서 사야 할 적에 늘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들아, 우리가 쓸 세간을 고를 적에는 물건값을 쳐다보지 말자. 우리가 쓸 만한 것인지 아닌지를 보자. 두고두고 즐겁게 쓸 만한지 아닌지를 보자. 얼마쯤 쓰다가 망가져서 버릴 만하다면 처음부터 장만하지 말자. 우리는 더 싸거나 비싼 것이 아닌, 오래오래 즐겁게 쓰면서 누릴 세간을 살펴서 쓰면 돼.” 값싼 것을 여럿 둔대서 좋거나 즐거울 일이란 참말 아예 없다. 값싼 신을 여러 켤레 두면 좋을까? 제대로 좋은 것을 제값을 치러 꼭 하나 둘 적에 좋지 않을까? 신을 굳이 여러 켤레 둘 일이 없다. 가장 나은 신 한 켤레만 있으면 된다. 바깥으로 마실을 다니다가 밥을 사다가 먹어야 하는 자리에서도 가장 먹고 싶은 한 가지를 먹기로 한다. 주머니에서 돈이 적게 나갈 만한 싼 것을 먹을 생각이 없다. 느긋하게 즐겁게 넉넉하게 먹을 만한 밥차림을 살피기로 한다. 가만 보면 우리가 값싼 것을 찾으려 할 적에는 배울 이야기가 없다. 굳이 값싼 책을 여럿 장만해야 할까? 두고두고 되읽을 수 있는 아름다운 책 하나로 넉넉하지 않은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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