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205. 아이한테



우리 집 아이들이 맑고 곱다는 말을 들려주는 분들이 으레 나랑 곁님이 아이들한테 ‘무척 잘해 준다’거나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한다’고 덧붙여 말하곤 한다. 이런 말을 들을 적마다 이런 말이 맞지 않으니 바로잡아야 해서 살짝 지치는데, 어제 문득 새로 생각했다. 살짝 지칠 일이 아니라 무언가 배울 일이로구나 싶더라. 곧, 나나 곁님은 “아이한테 무엇을 해 주는 일이란 없다”고 할 수 있다. 나나 곁님은 “우리 스스로를 헤아려서 하는 일만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나 곁님이 아이한테 해 주는 일이란 언제나 한 가지라고 느낀다. ‘아이가 홀가분하게 서서 스스로 제 길을 즐겁게 노래하면서 나아가도록 곁에 있는 일’ 하나. 어버이가 아이한테 무엇을 해 줄 수 있겠는가? 아이도 어버이한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 서로 곁에 있으면서 지켜보거나 살펴볼 뿐이다. 서로 지켜보거나 살펴보되 스스로 나아갈 길을 갈 뿐이다. 스스로 제 길을 걸어가기에 함께 살아갈 수 있고, 함께 살아가기에 저마다 제 길을 씩씩하게 걸을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배움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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