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없는



  나한테 없는 것을 남한테서 배웁니다. 우리 스스로 쓰지 못한 이야기를 이웃이 쓴 책으로 읽어서 배웁니다. 나한테 있는 것을 남한테 가르칩니다. 우리 스스로 살아내고 살림한 이야기를 손수 써서 이웃한테 가만히 건네어 읽히니 가르칩니다. 나는 남한테서 배우고, 남은 나한테서 배웁니다. 어느 한쪽만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습니다. 서로 배우면서 가르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누구나 스승이자 벗님입니다. 우리는 다 같이 벗님이면서 스승입니다. 위하고 아래가 없습니다. 그저 곁에서 아름답게 어우러집니다. 나한테 없대서 투덜거릴 까닭이 없습니다. 나한테 없으니 없을 뿐입니다. 그대한테 없다면? 그대한테 없는 것은 그저 그대한테 없는 것입니다. 나한테 없든 그대한테 없든 그저 없을 뿐이니, 그러한 것이 있는 누구한테서 얻거나 받으면 되어요. 내 것을 즐겁게 주고, 네 것을 기쁘게 받습니다. 2018.8.7.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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