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8.4.


《사과씨 공주》

제인 레이 글·그림/고혜경 옮김, 웅진주니어, 2007.10.15.



지리산 기스락으로 배움마실을 오며 챙긴 책이 몇 있다. 이 가운데 《사과씨 공주》는 여러모로 되새길 만할 뿐 아니라, 배움벗하고 나눌 이야기로 훌륭하다고 여겼다. 우리 아이들은 틀림없이 이 그림책을 소리내어 읽을 테고, 우리 아이들이 소리내어 읽는 줄거리를 살피면서 새삼스레 배울 수 있을 테지. 능금씨 한 알을 심고, 온갖 열매씨를 심는 아이는 처음에는 그저 어머니를 떠올리고 싶던 마음이었지만, 어머니가 왜 저한테 씨앗 한 톨을 남겨 주었는가를 문득 깨닫고는 ‘씨앗순이’로, 흙순이로, 살림순이로 거듭나는 길을 스스로 연다. 어버이란 어떤 몫을 맡은 사람일까? 어버이로서 어떤 삶을 지어 아이한테 어떤 씨를 물려줄 만할까?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어떤 살림을 지켜보고서 사랑을 배워 스스로 새길을 열 만할까? 공주나 임금님이 나오는 매우 뻔한 틀이라 하더라도, 이런 틀에 얹는 이야기가 새로우면서 싱그러우니 참으로 훌륭하다. 이야기를 이룰 뼈대도 잘 따져야 한다지만, 뼈대는 살점이라고 하는 알맹이가 있기에 빛난다. 알맹이가 될 숨결이 없다면 아무리 튼튼한 뼈대라도 덧없다. 씨앗 한 톨이라는 숨결이 사랑으로 흐를 때에 비로소 배움길이며 어버이 손길이자 사람으로 살아가는 꿈이 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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