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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뿔이
오세영 지음 / 게나소나(G&S)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만화책시렁 61
《외뿔이》
오세영
게나소나
2001.8.25.
문학이나 그림이나 사진은 모두 두 가지 이야기를 다룹니다. 하나는 삶이요, 다른 하나는 꿈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를 놓고서 저마다 다르게 파고들어서 줄거리를 짭니다. 삶을 이야기로 여미든, 꿈을 이야기로 갈무리하든 모두 아름답습니다. 눈을 뜨며 지켜보는 동안 손수 짓기에 삶이요, 눈을 감으며 고요히 쉬는 동안 새로 그리기에 꿈입니다. 한국은 예나 이제나 삶터가 여러모로 짓눌린 터라 그동안 삶이나 꿈 모두 마음껏 펴기 어려웠습니다. 한국만화도 이 얼거리가 매한가지이니, 삶을 삶대로 어루만지는 만화라든지 꿈을 꿈처럼 빛내는 만화가 나오기 만만하지 않아요. 이 가운데 삶을 다루는 오세영 님 만화는 《외뿔이》로 살그마니 피어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보배처럼 태어난 만화 하나입니다. 그런데 숱한 학습만화에 밀리거나 묻히면서 좀처럼 제빛이 드러나지 못했어요. 한국에서는 만화를 만화로 여기지 못하고 ‘학습도구’ 가운데 하나로 보거나, ‘불량만화’라는 홉뜬 눈이 매우 깊거든요. 외뿔이가 외뿔 하나로도 씩씩하게 삶터를 일구듯, 만화라는 자리를 알뜰살뜰 씩씩하게 일군 분들을 가만히 그립니다. ㅅㄴㄹ
“몇 년 동안 목재소에 일해 모은 돈입니다. 이걸로 구 사장 돈을 갚으세요.” “뭐라구!” “거저 드리는 게 아니니까 놀라지 마세요. 외뿔이가 시합에 나가 이기면 그 상금은 제 겁니다. 지면 외뿔이를 가져갈 거구요.” “만약 이긴다 해마다 상금을 독차지하던 구 사장이 이런 걸 알면 가만히 있겠나.” “그런 건 걱정 마세요. 목재소 머슴살이 그만두고 오는 길이니까요.” (39∼40쪽)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