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7.27.
《너의 마음을 들려줘》
혜별 글, 샨티, 2018.7.6.
한국에 돌아온 이튿날. 오사카에서 보낸 기운이 고스란히 흐른다. 공항에서 흘려야 하는 말미가 길다 할 테지만, 비행기로는 뚝딱 오가는 짧은 길이다. 두 나라는 얼마나 가까운가. 다음에 더 느긋하게 일본마실을 해 본다면, 두 나라 사이는 이름이나 말로 다를 뿐, 막상 속내로는 가를 수 없는 삶인 줄 더 또렷이 느끼겠구나 싶다. 《너의 마음을 들려줘》를 읽는다. 개나 고양이 같은 곁짐승을 마주하면서 마음으로 말을 나누는 이야기를 다룬다. 개나 고양이하고 마음으로 말을 섞는 일은 대수롭지 않다고 본다. 마음으로뿐 아니라 입으로도 말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마음을 활짝 연다면, 이뿐 아니라 머리도 눈도 입도 귀도 몽땅 활짝 연다면, 개하고 고양이뿐 아니라 지네나 지렁이하고도 얼마든지 말을 섞을 만하리라. 곁짐승이 개나 고양이뿐이랴. 도룡뇽을 곁에 두는 분이 있을 테고, 거북을 곁에 두는 분이 있을 테지. 새나 새앙쥐를 곁에 두는 분도 있을 테고. 서로 마음을 열기에 마음으로 말을 한다. 서로 생각을 열기에 입으로 말을 한다. 서로 사랑을 열기에 두 눈을 감고도 넉넉히 삶을 나눈다. 나무하고 말을 섞는 이웃이 늘면 좋겠다. 바람 한 줄기하고 말을 섞는 이웃도 늘면 좋겠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