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곗거리



  핑곗거리란 얼마나 많은가. 뭐가 없어서 안 되고, 뭐가 모자라서 틀리고, 뭐가 어긋나서 어렵다고 하는. 때로는 핑계 아닌 까닭을 찾는 셈일 수 있다. 까닭을 찾으려 한다면 다음에는 달라지리라. 까닭 아닌 핑계를 찾으려 한다면 배움길을 스스로 막는, 그러니까 우리 모습을 오롯이 드러내어 스스로 제대로 보면서 길을 열려는 몸짓하고는 멀어진다. 삶에는 핑계가 있을 수 없다. 삶에는 오직 삶이 있다. 이렇게 겪은 삶, 저렇게 배운 삶, 그렇게 누린 삶, 이와 같이 사랑한 삶, 저와 같이 살림지은 삶, 그와 같이 어깨동무하거나 씩씩하게 걸은 삶이 있다. 어느 삶이건 모두 삶이니, 이 삶을 고스란히 지켜보면서 글 한 줄로 옮기면 된다. 2018.7.2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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