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7.18.


《그림으로 글쓰기》

유리 슐레비츠 지음/김난령 옮김, 다산기획, 2017.8.30.



글을 그림처럼 쓰고, 그림을 글처럼 그린다. 사진을 글처럼 찍거나 그림처럼 찍고, 글을 사진처럼 쓰고, 그림을 사진처럼 그린다. 글을 밥을 짓듯이 쓰고, 그림을 국을 끓이듯이 끓인다. 사진을 노래하듯이 찍고, 춤추면서 찍는다. 이러다가 숲에 깃들어 바람이 이끄는 대로 글을 쓴다. 나무 그늘에 누워서 가만히 잠들듯이 그림을 그린다. 허물을 벗고 나무를 타고 올라서 신나게 여름을 맞이하는 매미처럼 사진을 찍는다. 틀에 매이면 늘 뻔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이 태어난다. 얽매이지 않을 줄 안다면 늘 새롭게 짓는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이 된다. 《그림으로 글쓰기》는 그림하고 글 사이를 홀가분하게 오가는 길을 스스로 배웠다고 하는 유리 슐레비츠 님 이야기가 흐른다. 그림책을 그리거나 쓰는 이한테 길동무가 되려고 엮은 책으로, 여러모로 살뜰하다. 그런데 글쓰기나 그림그리기는 남한테서 배울 수 없으니, 이 책도 글벗이나 그림벗을 가르쳐 줄 수는 없다. 이 책도 또다른 틀로 우리 앞에 드러난다. 그러니 글벗이나 그림벗은 저마다 스스로 책을 쓰면 재미있으리라 생각한다. 누가 책이 더 낫거나 덜 떨어질 까닭이 없이 사랑스레 어울리면서 맞물려 돌아간다. 옮김말은 좀 아쉽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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